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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이 다시 분당을 움직인다… 오래된 도시의 두 번째 성장 사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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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은 1990년대 초 한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계획도시였다. 빠르게 자리 잡았고, 서울과 맞먹는 생활 인프라가 고루 구축되었다. 그런데 이 도시가 지금 다시 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새 아파트가 없는 상황에서, 30년을 넘긴 단지들이 한꺼번에 ‘첫 번째 수명 주기’의 끝에 도달하면서다. 이 타이밍에 맞춰 정부가 도시 재창조 수준의 정비 정책(선도지구·특별정비구역)을 발표했고, 분당은 갑자기 “정비사업의 중심 도시”라는 새로운 역할을 갖게 됐다.

즉, 지금의 신고가 현상은 단순한 가격 상승이 아니라 도시 전체가 ‘2차 성장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신호다.


‘왜 지금 분당인가’… 규제 강화 속에서도 꺼지지 않은 기대감

분당은 최근 정부의 10·15 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까지 모두 겹쳤다. 보통 이 정도 규제가 겹치면 시장이 식는 게 일반적이지만, 분당은 정반대다. 그 이유는 단순히 입지 때문이 아니다. 지난해 1차로 지정된 선도지구가 재건축 속도를 빠르게 내면서 “이번에 못 들어가면 기회를 놓친다”는 심리가 시장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야탑·정자동·구미동 등 노후 단지 비중이 높은 지역은 재건축 기대가 직결돼 호가가 일제히 상승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각 단지는 주민설명회, 동의서 모집, 도시계획 업체 선정 등 다음 라운드를 위한 준비를 이미 시작했다. ‘선도지구 → 특별정비구역’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현실화될수록 주변 단지의 기대감도 동시 상승하고 있다.

분당에서 신고가가 나는 단지들의 공통점

최근 신고가가 찍힌 단지들을 보면 흥미로운 패턴이 있다.

  • 준공 30년 이상
  • 역세권 또는 생활권 중심지
  • 대형·중형·소형 모두 재건축 대상 가능성
  • 1차 선도지구 낙점 여부와 무관하게 기대감 유지

예를 들어 서현동의 한 대단지는 선도지구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도 탈락했는데, 탈락 직후 15억대였던 호가가 현재 21억 이상으로 올라 있다. ‘시범한양’ 역시 비슷한 흐름이다. 1층 물건이 13억 후반에 거래되던 시점에서 지금은 20억 이상을 부르며 시장 평가가 완전히 달라졌다.

즉, 실제 선정 여부가 아니라 “다음 차례가 될 확률”이 가격을 움직이고 있는 구조다.

거래는 많지 않은데 가격이 오르는 ‘비정상적 정상 시장’

분당 중개업소들은 요즘 시장을 이렇게 표현한다. “팔겠다면 신고가로 팔 수 있다. 거래는 느리지만, 매도자들은 쉽게 가격을 내리지 않는다.”

규제 영향으로 전체 거래량은 줄었지만, 현금 여력이 있는 수요층은 아직 시장을 떠나지 않았다. 이 수요는 급매를 기다리기보다 “재건축 가능성이 있는 단지가 지금 가격보다 더 오를 것”이라는 판단으로 매물을 적극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그 결과 거래량이 적어도 딱 거래가 ‘발생하는 순간’ 신고가가 되는 방식으로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


🟧 두부생각

분당의 지금 흐름은 단순한 신고가 현상이 아니라 “재건축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초기 단계”처럼 보인다. 규제가 거세도 수요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분당이 가진 생활권 가치와 재건축 가능성이 이미 체감되는 수준까지 올라왔기 때문이다. 특히 선도지구가 실제 속도를 내면서 후발 단지들까지 “이번엔 나도 가능하다”는 신호를 강하게 받기 시작했다. 거래량이 많지 않은데 가격이 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요가 줄어서가 아니라, 확신을 가진 수요만 남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분당 시장은 ‘누가 먼저 선정되느냐’보다 “어떤 단지가 현실적으로 사업 속도를 낼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느냐”로 판단 기준이 명확히 나뉠 것이다. 이 흐름을 읽으면 분당의 다음 움직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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