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6년 2월 10일 전격 발표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보완책은 부동산 시장의 거래 절벽을 해소하기 위한 전략적 결단이다. 이번 조치는 2026년 5월 9일로 다가온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을 앞두고, 시장에 매물이 나오지 못하게 막고 있던 실거주 의무라는 대못을 뽑아낸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많은 다주택자가 세금을 피하기 위해 집을 팔고 싶어도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의 까다로운 실거주 요건 때문에 거래 자체가 무산되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는 이러한 시장의 병목 현상을 정확히 파악하여 매수자가 당장 들어와 살지 않더라도 집을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줌으로써, 시장에 잠겨 있던 고가 매물들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세제 혜택을 넘어, 꽉 막힌 도심 내 주택 공급을 민간 재고 물량으로 해결하겠다는 고도의 정책적 승부수다.
두부 생각
이번 2.10 보완책은 꽉 막힌 수도꼭지를 살짝 돌려 물길을 튼 것과 같다. 다주택자에게는 무거운 세금을 피해 집을 팔 수 있는 마지막 퇴로를 열어준 것이고, 무주택자에게는 당장 입주하지 않더라도 전세를 끼고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준 셈이다. 하지만 대출 규제라는 거대한 벽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어, 과거와 같은 급격한 거래 폭발을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제 부동산 투자의 패러다임은 시세 차익을 노린 단순 보유에서, 세금 부담을 최소화하고 현금 흐름을 확보하는 효율적인 자산 관리로 완전히 변화하고 있다. 독자들도 이번 정책의 유효 기간을 잘 파악하여 본인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 현명한 선택을 하기 바란다. 결국 시장의 승자는 정책의 방향성을 가장 먼저 읽고 움직이는 사람의 몫이다.
“세 낀 집” 거래 봉쇄 해제, 갭투자 숨통 트인다
이번 대책의 가장 큰 수혜는 이른바 세 낀 집이다. 강남 3구나 용산구처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곳은 집을 살 때 무조건 즉시 입주가 원칙이었다. 이 때문에 전세 세입자가 살고 있는 집은 아예 매매가 불가능하거나, 세입자가 나갈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등 제약이 컸다. 하지만 이제는 실거주 의무가 최대 2년까지 유예되면서 세입자가 있는 상태에서도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을 이전할 수 있게 되었다.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받기 위해 정해진 기한 내에 자산을 처분할 수 있는 실질적인 퇴로가 생긴 셈이다. 또한 무주택자나 1주택 갈아타기 수요자들에게도 전세금을 승계하여 내 집을 미리 마련해두는 전략적인 선택지가 다시 부활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는 자금 여력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에게 전세라는 지렛대를 이용해 상급지로 이동할 수 있는 사다리를 복원해 준 조치로 평가받는다.
강남은 9월, 경기는 11월… 지역별 ‘잔금 데드라인’ 주의보
주의해야 할 점은 지역별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잔금 처리 시한이 다르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의 지침에 따르면, 기존 조정대상지역이었던 강남 3구와 용산구는 2026년 5월 9일까지 계약을 마쳐야 하며, 잔금은 그로부터 4개월 뒤인 9월 9일까지는 반드시 치러야 양도세 중과를 피할 수 있다. 반면 지난 10·15 대책으로 새롭게 규제 지역에 편입된 서울 21개 구와 경기도 주요 지역은 2개월의 시간을 더 준다. 이들은 11월 9일까지 잔금을 처리하면 된다. 이러한 이원화된 일정은 시장의 혼란을 방지하고 행정적인 과부하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매도자와 매수자 입장에서는 단 하루 차이로 수억 원의 세금이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만큼, 계약서 작성 시 잔금 날짜를 명확히 못 박는 정교함이 필요하다. 특히 잔금 대출 심사 기간과 세입자 퇴거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일주일 정도의 여유를 둔 자금 계획이 필수적이다.
세입자 갱신권과 엇박자? ‘2년 유예’의 정교한 설계
정부가 유예 기간을 왜 하필 2년으로 설정했는지에 대해서는 고도의 법적 계산이 깔려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계약갱신청구권 때문. 세입자가 2년을 거주하고 추가로 2년을 더 살겠다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와 새 집주인의 실거주 권리가 충돌할 때, 이번 2년 유예는 완벽한 완충 지대 역할을 한다. 새 집주인이 매수 후 2년 뒤에 실거주를 목적으로 입주하겠다고 통보하는 것은 세입자의 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되기 때문이다. 즉, 정부는 2028년 2월까지의 유예 기간을 통해 집주인의 재산권 행사와 임차인의 주거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 것이다. 이는 임대차 시장에 급격한 혼란을 주지 않으면서도 매매 거래를 활성화하려는 디테일한 설계라고 볼 수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유예 조치가 임차인과 임대인 간의 명도 소송 등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크게 줄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분담금 못 내겠다” 강남 어르신들의 생존형 투매
현장의 반응은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의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 건을 넘어섰다. 특히 재건축 기대감이 높았던 강남권에서 매물이 쏟아지는 점이 이색적이다. 이는 다주택자뿐만 아니라 고령의 1주택자들조차 보유세와 재건축 분담금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공사비 급등으로 인해 재건축 분담금이 수억 원에 달하자, 소득이 없는 은퇴 세대들이 살던 집을 팔고 작은 평수로 옮기는 다운사이징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번 보완책은 이들에게 세금 부담 없이 자산을 정리할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을 제공한 셈이며, 결과적으로 강남권의 견고했던 매물 잠김 현상이 해소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는 부의 세대교체와 함께 도심 내 주택 소유 구조가 실거주와 자금력을 갖춘 젊은 세대로 빠르게 재편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대출 규제 여전, ‘현금 부자’들만 줍줍하나
정부가 전입 의무를 풀어주며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지만, 여전히 대출 규제라는 거대한 벽이 존재한다. 25억 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대출 한도가 2억 원 수준으로 묶여 있고, LTV 규제가 빡빡하게 적용되는 상황에서 이번 대책이 자칫 현금 부자들만의 잔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거주 의무가 유예되어 전세를 끼고 살 수는 있지만, 전세가율이 낮은 강남권에서는 여전히 수십억 원의 자기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 따라서 이번 정책으로 인한 거래 활성화는 중저가 단지보다는 자금 동원력이 충분한 상위 계층을 중심으로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일반 서민들이나 실수요자들이 이 혜택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대출 규제의 추가적인 완화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자칫 자산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은 향후 정부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표: 주요 지역별 매물 증감 현황 (2026.2 기준)
| 지역명 | 현재 매물 수(건) | 한 달 전 대비 증감률 | 시장 분위기 및 주요 특징 |
| 강남구 | 8,405 | +15.3% | 세 낀 집 매물 위주로 급증 |
| 개포동 | 1,738 | +19.7% | 재건축 분담금 압박에 따른 투매 |
| 압구정동 | 1,398 | +16.6% | 고령층 자산 다운사이징 가속 |
| 서초구 | 6,981 | +12.4% | 고가 대형 평수 매물 출회 지속 |
| 노원구 | 4,559 | +8.2% | 실수요자 매수 문의 소폭 증가 |
| 송파구 | 4,272 | +9.1% | 잠실 대단지 위주 매물 적체 |
임대사업자 혜택 폐지 전 ‘골든타임’ 잡아야
장기적으로 볼 때 이번 보완책은 다주택자들에게 보내는 정부의 마지막 배려이자 경고다.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가 존치되는 한, 임시방편식 유예 조치만으로는 시장의 왜곡을 완전히 해결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 논의는 향후 다주택자들에게 가장 강력한 압박 카드가 될 것이다. 임대 의무 기간이 종료된 후 일정 기간 내에 집을 팔지 않으면 다시 중과세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은 사실상 영구적인 세제 혜택의 종료를 의미한다. 다주택자들에게는 더 늦기 전에 자산을 정리하라는 최후통첩과 다름없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유예 기간을 단순한 시간 벌기가 아닌, 장기적인 자산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으로 활용해야 한다. 지금의 정책적 배려가 거두어지는 순간, 시장은 다시 한번 강력한 세금 압박의 시대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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