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 은마아파트를 반값에 가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면 누구나 귀가 솔깃해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가 야심 차게 내놓은 바로내집 정책은 단순한 공공임대를 넘어 청년들이 진짜 집주인이 될 수 있게 사다리를 놓아주는 혁신적인 프로젝트다. 이번에 발표된 더드림집+ 계획은 2030년까지 서울 청년들에게 총 7만 4천 호의 보금자리를 약속하며 주거 불안의 종식을 선언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실효성과 형평성을 둘러싼 차분한 분석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바로내집이란?
바로내집은 소득은 있으나 초기 자산이 부족한 청년들을 위해 설계된 공공자가 모델이다. 쉽게 말해 서울시나 SH공사가 집값의 상당 부분을 대신 부담하거나 장기 할부로 빌려주어, 청년이 소액의 계약금만으로도 내 집을 가질 수 있게 돕는 제도다. 기존의 청년 주택이 일정 기간 빌려 살다가 나가는 임대 방식이었다면, 바로내집은 처음부터 소유권을 확보하거나 추후 분양 전환을 전제로 하여 청년이 집값 상승에 따른 자산 형성의 이득을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이 제도는 부지의 특성에 따라 두 갈래로 나뉜다. 첫째, 장기할부형은 공공택지에서 주로 시행되며 분양가의 10~20%인 계약금만 내면 즉시 소유권을 이전받는다. 남은 잔금은 서울시가 보증하는 저리로 20년 이상 나누어 갚는 방식이다. 둘째, 이익공유형은 강남 은마아파트처럼 정비사업을 통해 나오는 물량에 적용된다. 시세의 약 55% 수준인 반값에 분양받는 대신, 나중에 집을 팔 때 발생하는 시세 차익의 30%를 공공과 나누어야 한다. 이는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추는 대신 수익의 일부를 환수해 정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서울시 청년 주거 정책 모델별 기대 효과 및 리스크]
| 분석 항목 | 바로내집 (자가지원) | 서울형 새싹원룸 (임대지원) | 주거비 지원 (현금성) |
| 주요 대상 | 자산 형성 가능 청년 | 대학 신입생 및 사회초년생 | 중위소득 이하 청년 |
| 경제적 혜택 | 자산 가치 상승분 공유 | 저렴한 주거비 및 보증금 | 월세 및 관리비 직접 지원 |
| 잠재적 리스크 | 로또 분양 논란, 재정 부담 | 자산 형성 기회 제한 | 일회성 지원의 한계 |
| 재원 규모 | 7,400억 원(2030년까지) | 공급 기반 중심 | 일반 예산 편성 |
| 정책적 성격 | 적극적 자산 형성 유도 | 안정적 거주권 보장 | 단기적 주거 부담 경감 |
은마아파트 15억 분양의 기대와 현실적 제약
이익공유형 모델이 적용되는 은마아파트는 시세 대비 약 55퍼센트 수준인 14억~15억 원대에 공급될 전망이다. 시세 차익의 30%를 공공이 회수한다는 조건이 붙지만, 여전히 수억 원대의 기대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로또 청약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또한 15억 원이라는 금액 자체가 일반적인 사회초년생이 감당하기에는 여전히 높은 문턱이라는 지적도 존재한다. 결국 소수의 고소득 청년에게만 혜택이 집중되는 자산 양극화의 또 다른 형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신내4지구 시범 사업이 보여줄 바로내집 가능성
오는 2026년 12월, 중랑구 신내4지구가 ‘바로내집’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전용면적 84㎡ 아파트의 예상 분양가는 7억 원 중반대로, 강남권보다는 저렴하지만 여전히 1억 원 정도의 초기 목돈은 필요하다. 서울시가 돈을 빌려주는 셈인 ‘저리 할부’는 매력적이지만, 수십 년간 빚을 갚아야 하는 만큼 금리가 오르거나 개인의 부채가 늘어나는 상황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서울시는 신내를 시작으로 마곡, 상암 등 인기 지역에 물량을 풀어 제도를 안착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기존 임대주택 리츠를 매각하는 등 7,400억 원이라는 거금을 마련하며 강한 추진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2030년까지 공급될 바로내집 물량은 고작 600호 수준에 불과하다. 서울 전체 청년 인구에 비하면 ‘바늘구멍’이나 다름없어, 한정된 예산을 소수에게 몰아주는 것이 공정한 복지인지에 대한 논란도 여전하다. 결국 재개발·재건축 단지에서 받아오는 공공 주택 물량을 얼마나 많이 ‘바로내집’으로 돌릴 수 있느냐가 이 정책이 성공할지를 결정짓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
주거 사다리의 복원인가, 새로운 격차의 시작인가
자가 마련 지원과 더불어 서울시는 임차인 보호를 위한 안전망도 강화하고 있다. AI 전세 사기 위험 분석과 안심 매니저 서비스, 전세 보증금 반환 보증료 지원 등은 주거 약자를 보호하는 필수적인 장치. 하지만 자가 보유를 지원하는 바로내집 혜택과 일반 월세 지원 사이의 격차가 크다는 점은 정책 설계자들이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청년들이 거주하는 주택의 면적을 1인 가구 위주에서 생애주기를 고려한 59~84제곱미터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은 긍정적이나, 이에 따른 비용 상승 압박을 어떻게 조율할지가 숙제로 남는다.
[‘바로내집’ 제도 적용 및 공급 예정 단지]
| 단지 및 지역명 | 공급 방식 | 주요 특징 및 일정 |
|---|---|---|
| 신내4 공공주택지구 | 장기할부형 | 2026년 12월 입주자 모집 공고 예정 (첫 도입 단지), |
| 강남구 은마아파트 | 이익공유형 | 정비사업 공공기여분 활용, 예상 분양가 14~15억 원 수준 |
| 마곡, 상암, 신정지구 | 순차 공급 예정 | 2030년까지 공급이 계획된 주거 선호 지역, |
| 상계, 왕십리, 송파, 강일지구 | 순차 공급 예정 | 2030년까지 공급이 계획된 주거 선호 지역 |
두부생각
바로내집은 청년 주거 문제를 거주 공간의 결핍이 아닌 자산 형성의 단절로 해석했다는 점에서 매우 전향적인 시도다. 공공이 직접 금융 역할을 수행하며 리스크를 분담하는 구조는 긍정적이나, 한정된 물량으로 인한 형평성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 이 제도가 청년들의 보편적인 주거 사다리로 자리 잡으려면 로또라는 인식을 넘어설 만큼의 충분한 물량 확보와 투명한 선발 기준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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