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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전략정비구역이 멈춰 선 이유…‘갈등’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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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1~4지구에서 거의 동시에 사업 지연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조합장 교체, 시공사 무응찰, 행정 제동, 주민 갈등이라는 표면적 이슈는 서로 달라 보이지만, 이 현상은 특정 지구의 문제가 아니라 성수 재개발 전반이 안고 있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

성수는 사업 속도보다 기대가 먼저 형성된 지역이다. 아직 착공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분 가격이 30억~50억 원대로 올라가면서, 조합은 ‘사업을 굴리는 조직’이 아니라 ‘초고가 자산을 관리하는 집단’이 되어버렸다. 이 변화가 모든 갈등의 출발점이다.


가격이 먼저 오른 재개발이 겪는 공통 난관

성수1지구의 유착 의혹, 성수2지구의 집행부 공백, 성수3지구의 행정 리스크, 성수4지구의 인접 주민 갈등은 모두 다른 사건처럼 보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사업이 지연될수록 누군가는 손해를 보고, 누군가는 더 버틸 여력이 생긴다는 점이다.

지분 가격이 이미 충분히 오른 상태에서는 ‘빨리 진행하자’는 합의가 오히려 어렵다. 일부 조합원에게 시간은 비용이지만, 다른 일부에게 시간은 수익을 지켜주는 방패이기 때문이다. 이 간극이 커질수록 조합 운영은 정치화되고, 사소한 절차 문제도 분쟁으로 번진다.

시공사들이 조심스러워진 진짜 이유

최근 성수 일대에서 시공사 입찰이 잇따라 무산되는 배경도 단순히 조건 때문만은 아니다. 시공사 입장에서 성수는 ‘입지는 최고지만 리스크 관리가 가장 어려운 현장’이 되고 있다. 조합 내부 갈등, 민원 가능성, 행정 변수까지 동시에 안고 있는 사업장은 수익률보다 리스크가 먼저 계산된다.

특히 브랜드 가치가 중요한 대형 건설사일수록, 잡음이 많은 사업장에는 선뜻 들어오기 어렵다. 이는 성수만의 문제가 아니라, 향후 다른 초고가 재개발 지역에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는 흐름이다.

그래도 시세가 꺾이지 않는 이유

그럼에도 성수 지분 가격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한강 조망, 서울숲 인접, 강남 접근성이라는 입지는 시간이 지나도 대체되지 않는다. 여기에 10·15 대책 이후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대출 규제로 아파트 매수 경로가 막히면서 재개발 지분이 ‘우회 통로’처럼 인식된 점도 가격을 지탱하고 있다.

다만 이는 거래가 활발해서가 아니라, 매도자가 가격을 낮출 이유가 없기 때문에 유지되는 시세다. 유동성은 낮고 기대치는 높은, 전형적인 정체 국면이다.

앞으로 성수를 볼 때 중요한 질문

성수 재개발의 관전 포인트는 이제 “얼마까지 오를까”가 아니다. 핵심은 조합이 이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다. 집행부 안정, 절차 투명성, 외부 갈등 관리가 동시에 정리되지 않으면, 지연은 길어지고 그 비용은 결국 사업성으로 돌아온다.


두부생각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입지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던 시대의 마지막 사례일 수 있다. 지금은 입지가 아무리 좋아도 사업을 굴릴 수 있는 구조가 없으면 멈춘다. 가격이 먼저 오르면 합의는 더 어려워지고, 합의가 늦어질수록 사업은 정치가 된다. 성수의 진짜 리스크는 하락이 아니라 정체다. 이 정체를 풀 열쇠는 시장이 아니라 조합 내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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