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전입이나 통장 매매 등 청약 부정행위 적발로 계약이 해지된 불법행위 재공급 물량이 최근 청약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내집마련 연구소 홈두부(연구소장 이수빈)가 2025년 10월부터 2026년 3월 18일까지 청약홈에 공고된 불법행위 재공급 물량 23개 단지를 전수 분석한 결과, 최초 분양가 대비 높은 시세 차익과 경쟁률을 동시에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지별 경쟁률 및 시세 차익은 각 단지 내 대표 평형 또는 주요 공급 유형 1개 물량을 기준으로 분석했으며, 전체 재공급 물량은 총 48가구(특별공급 23가구, 일반공급 25가구)로 집계됐다.
전국 주요 입지에서 발생한 부정 청약 물량, 지방 공급 비중이 수도권 상회
조사 기간 내 발생한 총 23개의 불법행위 재공급 단지 중 지방이 13개 단지로 전체의 56.5%를 차지하며 수도권의 10개 단지를 앞질렀다. 수도권은 인천이 4개로 가장 많았고 서울과 경기가 각각 3개씩 기록되었으며, 지방은 전남, 부산, 충북, 경남 등 주요 거점 도시에서 고르게 발생했다. 이는 과거 상승기 당시의 부정 청약 적발 사례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 주요 입지에 폭넓게 분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평균 50개월의 가격 동결, 분양가 대비 최대 164% 차익 발생
불법행위 재공급 물량이 시장에서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최초 분양 시점부터 재공급까지 소요된 평균 약 50개월의 기간 동안 분양가가 과거 가격에 묶여 있었기 때문이다. 부정 청약 적발 후 최종 판결과 계약 해지까지 걸린 긴 시간 동안 인근 시세가 급등하면서 서울 강남구 디에이치 자이 개포의 경우 공고 당시 시세 차익이 약 24.2억 원에 달해 분양가 대비 164.26%의 차익률을 기록했다. 영등포자이 디그니티가 76.9%, 의왕 더샵캐슬은 75.4%, 청량리역 롯데캐슬은 67.53%의 차익률을 보이며 단지별로 시세 대비 약 40~60% 낮은 가격 경쟁력을 나타냈다.

상대적으로 낮은 문턱의 일반공급과 희소성 높은 서울 특공의 기록적 과열
공급 유형별 분석에서는 자격 요건의 문턱이 경쟁률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소득 기준이나 가구 구성 등 까다로운 제한 조건이 상대적으로 적은 일반공급은 평균 5,76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체적인 시장 열기를 주도했다. 반면 지난 16일 서울 핵심 입지에서 공급된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생애최초 특별공급은 단 1가구 모집에 70,026명이 몰리며 분석 기간 기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일반공급에서는 폭넓은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는 한편, 서울 내 희소성이 극대화된 특별공급 물량에는 특정 자격을 갖춘 수요가 단기간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자금 동원력과 공공택지 신뢰도가 견인하는 ‘가성비 로또’ 열풍
한편 엘리프 세종 6-3(9.1%)이나 해링턴 청주(7.5%)처럼 당시 차익률이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단지들도 각각 3,764대 1과 3,87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끌었다. 이는 실수요자들이 단순히 수치상의 차익보다 본인이 동원 가능한 자금 규모와 공공택지 분양가에 대한 신뢰를 우선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불법행위 재공급 물량은 현재 고분양가 시장에서 무주택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대안적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
이수빈 홈두부 연구소장은 “불법행위 재공급 물량은 수년간의 행정 절차를 거치며 가격 경쟁력이 극대화된 상태로 시장에 다시 풀리는 데다, 공급 규모 자체도 제한적”이라며 “이로 인해 수요자들 사이에서 ‘언제 나올지 모르는 기회’를 선점하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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