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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는 강화하고 거래세는 손질…부동산 세금의 기준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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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동산 세제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개편의 방향은 실거주자는 보호하고,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는 강화하는 것. 동시에 양도소득세와 취득세 등 거래 단계의 세금도 함께 손질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핵심은 집을 몇 채 보유했는지보다 얼마나 가치 있는 자산을 보유했는지, 그리고 실제 거주하는지를 과세 기준에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다. 정부는 토론회를 통해 수렴한 의견을 바탕으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취득세 등을 포함한 세제 개편안을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발표할 예정이다.


집이 한 채여도 집값이 높으면 세금이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종합부동산세는 1세대 1주택자에게 12억원의 기본공제를 적용한다. 고령자와 장기보유자는 최대 80%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집이 한 채라도 수십억원이 넘는 초고가 주택과 여러 채의 중저가 주택을 같은 기준으로 보는 것이 맞는지를 두고 형평성 논란이 이어져 왔다. 정부는 앞으로 집을 몇 채 가지고 있는지뿐 아니라 집값과 실제 거주 여부도 세금을 정하는 기준으로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준이 50억원이면 대부분 강남권

초고가 주택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세금을 더 내는 사람이 크게 달라진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7월 10일 기준 서울에서 시세가 50억원을 넘는 아파트는 2만9969가구다. 서울 전체 아파트의 2.0% 수준이다. 이 가운데 95.4%는 강남구·서초구·송파구와 용산구에 몰려 있다. 40억원을 넘는 아파트는 6만8879가구로 전체의 4.7%였으며, 이 가운데 95.1%도 같은 지역에 집중됐다. 기준이 40억~50억원으로 정해지면 보유세 강화 대상은 대부분 강남권과 용산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30억원으로 내려가면 서울 아파트 10채 중 1채가 대상

기준이 30억원으로 낮아지면 상황은 달라진다. 서울에서 시세가 30억원을 넘는 아파트는 16만6403가구. 서울 아파트의 11.3%로, 10채 가운데 1채 이상이 대상이 된다. 50억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보다 대상은 5.6배로 늘어난다. 강남구는 전체 아파트의 57.7%, 서초구는 53.3%가 30억원을 넘는다.

강남권 밖에서도 대상은 빠르게 늘어난다. 영등포구는 7308가구, 양천구는 5373가구, 성동구는 2732가구, 광진구는 1261가구가 30억원을 넘었다. 강남3구와 용산을 제외한 지역에도 1만7465가구가 분포한다. 30억원이 기준이 되면 보유세 강화 대상은 강남권을 넘어 서울 주요 지역으로 넓어질 수 있다.

국민평형도 이미 30억원을 넘었다

초고가 주택이 일부 대형 아파트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4㎡는 지난달 25일 31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동작구 아크로리버하임 전용 84㎡는 지난해 10월 34억6000만원에 거래됐고, 성동구 트리마제 전용 84㎡는 올해 2월 63억원에 거래됐다. 최근에는 전용 84㎡도 30억원을 넘는 사례가 늘면서 초고가 주택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일반적인 실거주 아파트까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집을 오래 가지고 있을 때보다 사고팔 때 세금이 더 무거워

정부는 보유세와 거래세를 함께 손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보유세 수입은 전체 세금의 4.9%로 OECD 평균인 3.8%보다 높았다. 반면 2022년 기준 거래세는 전체 세금의 4.26%로 OECD 평균인 1.86%의 두 배를 넘었다. 정부는 이런 세금 구조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유세와 거래세 체계를 함께 손질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세금을 얼마나 더 내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종합부동산세 공제 기준, 세율,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등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따라 실제 부담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기준을 너무 낮게 잡으면 과세 대상이 크게 늘어날 수 있어 고령 장기보유 1주택자에 대한 예외나 유예 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두부생각

정부는 초고가 주택에 세 부담을 더 늘리겠다는 방향을 제시했지만, 세금을 올린다고 집값이 잡힌다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보유세 부담이 커질수록 거래가 위축되고, 매물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 시장은 결국 공급과 수요가 결정한다. 세금을 계속 높이는 방식보다 공급 확대와 거래 활성화 등 시장을 정상화할 수 있는 정책이 함께 나와야 실효성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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