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임대차 시장에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줄어드는데, 빌라와 다세대주택 거래는 오히려 늘고 있는 것. 흔히 말하는 ‘탈 아파트’ 현상이다. 고금리와 대출 규제, 부족한 아파트 공급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아파트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비교적 저렴한 빌라나 다세대주택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아파트 전세금 1억 원이 더 필요해졌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보증금은 2년 전보다 약 19.1% 올랐다. 금액으로는 1억 원 넘게 더 준비해야 하는 수준. 계약갱신청구권으로 버티던 세입자들도 계약이 끝나면 결국 새로운 집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시장에는 전세 매물 자체가 부족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실거주 의무 강화 등으로 전세로 나올 수 있는 물건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공급은 줄고 수요는 그대로이니 전셋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 결국 많은 세입자들이 아파트를 포기하고 다른 주거지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람들이 향하는 곳은 결국 비아파트
실제 거래 데이터도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올해 1~5월 전국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지난해보다 7.2% 줄었지만, 비아파트 거래는 11.5% 늘었다.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빌라는 전세사기 때문에 가장 기피하는 주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전세사기보다 당장 살 집을 구하는 일이 더 급해진 것이다.
아파트에서 밀려난 수요가 자연스럽게 빌라와 다세대주택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런 지역 가운데 전세가율이 높은 곳에서는 적은 돈으로 매수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서울 빌라 갭투자 가능한 곳을 찾는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결국 문제는 공급 부족
지금의 전세난은 단순히 전셋값이 오른 문제가 아니다. 근본적인 원인은 공급 부족이다.
전국 주택 준공 물량은 지난해보다 약 46.7% 감소했고, 서울 역시 앞으로 입주 예정인 아파트 물량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 예전에는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빌라와 다세대 공급이 늘어나면서 어느 정도 수요를 흡수했다.하지만 최근에는 착공과 인허가 자체가 줄면서 신축 공급도 함께 감소했다. 결국 들어갈 아파트도 부족하고, 대체할 새 빌라도 부족한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전세 대신 월세가 늘어나는 이유
대출 환경도 크게 달라졌다. 전세자금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은행 대출 문턱도 높아지면서 예전처럼 큰 보증금을 마련하기 어려워졌다. 그 결과 서울에서는 월세 거래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보증금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월세나 반전세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월세는 매달 현금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자산을 모으기가 훨씬 어렵다. 결국 일부는 다시 비아파트 매매시장이나 소액 갭투자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늘고 있다.
빌라를 다시 보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빌라는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집이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다르게 보인다. 재개발이 예정된 지역이나 실거주 수요가 꾸준한 곳은 전세가율이 높아 적은 돈으로 매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도 비아파트 매입임대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장에서 효과를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에 대출 규제까지 더 강화된다면 아파트에서 밀려난 수요는 앞으로도 비아파트 시장으로 계속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실수요가 꾸준히 받쳐주는 만큼 서울 빌라 갭투자 가능한 곳을 선점하려는 움직임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두부생각
예전에는 아파트를 못 사면 전세라도 살 수 있었다. 지금은 그 전세마저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빌라나 월세로 밀려나고 있다. 지금 늘어나는 빌라 거래를 시장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 대부분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이동에 가깝다. 이 흐름이 계속되면 주거비 부담은 더 커지고 소비는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가장 필요한 것은 비아파트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과 함께, 사람들이 실제로 들어가 살 수 있는 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