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로 강남 집값이 주춤하는 듯 보이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지을 집이 없다는 아우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다주택자들이 내놓은 매물로 버티는 지금의 안정세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는 착시 효과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 결국 도심 내 양질의 주택을 제때 채워 넣지 못한다면 지금의 고요함은 폭풍 전야의 정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겉은 조용하지만 속은 타들어가는 2026년 부동산 공급 시장의 역설
요즘 부동산 시장을 보면 마치 꽉 막힌 병목 구간을 지나는 자동차 행렬 같다. 정부가 부동산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강남 3구의 가격 상승세를 억제하는 데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기보다는 임시방편에 가깝다. 시장에 풀린 매물은 대부분 규제에 밀려 나온 기존 주택일 뿐, 사람들이 정작 원하는 신축 아파트 공급은 여전히 바늘구멍이다.
공급이라는 수레바퀴가 굴러가려면 정부의 공공 주도 정책과 민간의 정비사업이 두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정부가 밑그림을 그린다면 민간은 실질적으로 벽돌을 쌓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금 민간 현장은 공사비와 금융이라는 거대한 장벽에 가로막혀 첫 삽조차 뜨지 못하는 돈맥경화 상태에 빠져 있다. 이 문제를 풀지 못하면 2026년 이후의 수급 불균형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월급 빼고 다 올랐다, 10억 분담금의 공포
재개발이나 재건축 조합원들에게 가장 무서운 단어는 이제 규제가 아니라 공사비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2026년 1월에 발표한 통계를 보면 전국 평균 공사비는 3.3제곱미터당 808만 원을 넘어섰다. 불과 몇 년 전 600만 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서울의 인기 지역은 상황이 더 심각해서 고사양 마감재를 쓰다 보니 976만 원까지 치솟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용면적 84제곱미터 아파트를 받으려면 조합원이 추가로 내야 할 분담금이 적게는 4억 원에서 많게는 12억 원에 육박한다. 웬만한 아파트 한 채 가격을 분담금으로 내야 하는 처지니 사업이 제대로 굴러갈 리 만무하다. 여기에 고금리 기조까지 더해지며 이주비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원주민들이 거리로 나앉을 위기에 처해 있다. 은평구의 한 재개발 구역은 대출 금리가 6퍼센트까지 치솟으며 사업 중단 위기까지 거론되는 실정이다.
정부의 1·29 대책은 구원투수가 될까
정부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1월 29일 발표된 부동산 대책은 수도권에 6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담고 있다. 특히 용산 국제업무지구나 삼성동 강남구청 부지처럼 입지가 뛰어난 공공 부지를 활용하겠다는 대목이 눈에 띈다. 강남구청 부지에 예정된 1,500가구 공급은 상급지 진입을 원하는 수요자들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밋빛 전망만 내놓지는 않는다. 땅을 고르고 인허가를 받는 과정이 정부 계획처럼 순탄하게만 흘러가지는 않을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패스트트랙을 가동해 속도를 낸다고 해도 실제 입주까지 걸리는 물리적인 시간을 고려하면, 당장 내 집 마련이 급한 실수요자들의 갈증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의 묘수, 신통기획과 모아타운이 만드는 속도전
민간의 정체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가 꺼내 든 카드는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이다. 이전까지 평균 18.5년이 걸리던 정비사업 기간을 12년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은 파격적이다. 사당동이나 잠실동 같은 알짜배기 땅들이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사업 속도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절차가 줄어들면 그만큼 금융 비용이 절감되니 조합원들의 부담도 덜 수 있다는 계산이다.
서울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사업성 보정계수라는 기술적인 지원책까지 도입했다. 일반 분양 물량을 늘릴 수 있게 용적률 혜택을 주고 임대주택 기부채납 비율을 기존 50%에서 30%로 낮춰주는 식이다. 공사비가 올라서 깎인 수익성을 제도적으로 보전해주겠다는 의도다. 물론 투기 세력을 막기 위해 해당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엄격한 관리도 병행되고 있지만, 사업 추진 동력 자체는 과거보다 확실히 강해진 모양새다.
돈맥경화 풀려면 금융의 문턱부터 낮춰야 한다
결국 2026년 부동산 시장의 성공 여부는 금융 규제를 얼마나 유연하게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다. 현장에서 만난 조합원들은 입을 모아 이주비 대출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호소한다. 정부가 아무리 절차를 줄여줘도 돈줄이 막히면 건물은 올라가지 않는다. 특히 은평구 사례처럼 6%가 넘는 고금리 상황에서는 정부 차원의 금리 중재나 PF 보증 확대 같은 실질적인 금융 지원이 선행되어야 한다.
공공기여 방식도 더 현실적으로 변해야 한다. 건설사가 최소한의 이윤을 남길 수 있어야 공사에 참여할 것이고, 조합원도 분담금을 감당할 수 있어야 도장을 찍을 것이다. 2026년의 공급 대책이 숫자 놀음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공사비 상승분을 반영한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민간과 공공이 수익과 공익 사이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집은 결국 사람이 짓고 사람이 사는 곳이기 때문이다.
정비사업 환경 변화 및 주요 지표 비교표
| 항목 분류 | 3~4년 전 (2022년 전후) | 2026년 현재 (예상치 포함) | 주요 변동 사유 |
| 전국 평균 공사비 (3.3㎡) | 600만 원대 중반 | 808만 원 | 원자재값 및 인건비 동반 상승 |
| 서울 상급지 공사비 (3.3㎡) | 700만 원대 초반 | 976만 원 | 프리미엄 마감재 및 기술 비용 증가 |
| 정비사업 소요 기간 | 평균 18.5년 | 평균 12년 (신통기획) | 서울시 행정 절차 간소화 적용 |
| 이주비 대출 금리 | 3.5% 내외 | 6.0% 이상 | 고금리 기조 및 금융 리스크 반영 |
| 기부채납 비율 (모아타운) | 최대 50% | 30% 수준 완화 | 민간 참여 유도를 위한 인센티브 |
두부생각
2026년 부동산 시장을 취재하며 느낀 점은 정책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이 현장의 온도라는 사실입니다. 숫자로 표시되는 공급 목표량은 화려하지만, 그 이면에서 대출 이자에 허덕이는 조합원들의 현실은 차갑기만 합니다. 공공 부지를 내놓는 결단만큼이나 민간의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세밀한 금융 지원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우리가 원하는 진정한 공급의 봄이 찾아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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