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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는 역대급으로 오르는데 집값은 왜 안 떨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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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대출이 1,900조 원에 육박하고 주담대 금리 상단이 8%를 향해 달리는 상황에서도 서울 집값은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 공급 절벽과 전세난이 금리 인상의 충격을 흡수하며 시장을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면서 시중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상단이 7.10%까지 치솟았다. 하반기 기준금리가 3.00~3.25%까지 오르면 대출 금리 8% 시대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가계 대출 잔액이 1,900조 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이자 부담은 이미 한계치에 가까워졌다는 분석이다.


5억 원 빌리면 매달 얼마나 더 내나

5억 원을 30년 만기로 빌린 차주 기준으로, 연 2.3%였던 저금리 시절에는 매달 192만 원을 냈다. 같은 대출에 연 6% 금리가 적용되면 상환액은 299만 원으로 뛴다. 매달 107만 원, 55% 이상 더 내야 하는 것이다. 이른바 ‘영끌’ 차주들이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는 이유다.

그런데도 집값이 버티는 이유는 공급에 있다.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작년 3만 7천 가구에서 내년 1만 7천 가구로 2년 새 반토막이 날 전망이다. 올해 1~4월 서울 아파트 준공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47.5%나 급감했다. 인허가와 착공이 수년째 줄어든 여파가 이제야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단기간에 뒤집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다.

공급이 막히니 전세 물량도 덩달아 줄었다. 전셋집을 못 구한 세입자들이 차라리 집을 사는 쪽으로 돌아서며 매수세를 지탱하고 있다. 여기에 주식 시장 호황으로 금융자산을 확보한 투자자들이 대출 없이 부동산 시장에 뛰어드는 흐름도 포착된다. 경기 동탄 일부 지역에서는 전용 84㎡ 매매가가 20억 원을 돌파하는 등 국지적 과열도 이어지고 있다.

금리가 주택 가격에 미치는 영향력은 약 56%로 분석된다. 그러나 공급 부족과 전세난이 그 억제 효과를 상쇄하며 시장을 떠받치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보는 시장 해석 3가지

  1. 금리 결정론 : 금리가 결국 가장 강한 하방 압력이다. 유동성이 줄면 가격 조정은 피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2. 공급 우위론 : 금리 억제 효과보다 공급 부족과 전셋값 상승이 매수세를 더 강하게 떠받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3. 시장 분절화론 : 강남3구 주도 공식이 깨지고 성북·강서 등 중저가 지역이 독자적으로 오르는 현상에 주목한다.

시장 지형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엔 강남 3구가 오르면 나머지도 따라 오르는 게 공식이었다. 지금은 규제가 덜하고 전세난 영향을 받은 성북, 강서 등 중저가 지역이 강남과 무관하게 독자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시장 분절화’ 현상이 뚜렷하다. 한편,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에 부담을 느낀 수요가 아파트 대신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로 분산되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보유세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는 것도 변수다. 규제 변화를 앞두고 매물을 거둬들이며 눈치를 보는 집주인과,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매수자가 시장에 동시에 존재하며 묘한 균형을 만들어내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내년까지 서울 입주 물량이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한 전세 시장 불안은 이어지고, 이는 매매 가격을 떠받치는 장세를 유지시킬 가능성이 높다. 금리 상단 8%라는 상징적 수치가 실제 적용되면, 공급 부족 논리로 버텨온 매수 심리가 급격히 냉각될 수 있는 임계점에 와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결국 이 시장은 긴축의 속도와 공급 대책의 실효성이 어떻게 맞물리느냐에 따라 방향이 갈린다.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 가격 억제책과 비아파트 인센티브를 통한 단기 공급 확대를 동시에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서울 도심 입주 물량이 바닥을 치는 내년까지는 지역별 가격 양극화가 더욱 벌어지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금리 8%라는 숫자가 현실이 될 때, 그 충격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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