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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은 줄이고 세금은 올리고… 부동산 시장 덮친 ‘이중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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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금융과 세제 규제를 동시에 맞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크게 줄였고,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 집을 사려는 사람은 대출이 어려워지고, 이미 집을 가진 사람은 세금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집 사려는데 대출이 절반으로 줄었다

실수요자들이 가장 먼저 체감하는 변화는 대출이다. 최근 KB국민은행이 수도권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기존 6억 원에서 3억 원으로 절반 수준까지 줄였다. 여기에 모기지보험 취급도 중단하면서 실제 대출 가능 금액은 더 감소했다. 서울은 약 5,500만 원, 경기도는 약 4,800만 원 정도 추가로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미 계약을 마친 실수요자들은 갑자기 부족해진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불안이 커지고 있다.

배경에는 빠르게 늘어난 가계부채가 있다. 정부는 올해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을 1.5%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최근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사이 7조 6천억 원 증가하며 약 2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서울과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경기 남부 등으로 매수세가 확산되자 금융권도 대출 총량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먼저 반응한 저가 아파트

시장에서는 벌써 예상과 다른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대출 한도가 줄어들면서 기존에 9억~10억 원대 아파트를 보던 수요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서울에서 집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성북구였다. 이어 강서구와 구로구, 관악구, 동대문구, 영등포구 등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도봉구나 금천구, 중랑구처럼 아직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으로도 실수요가 더 몰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집값을 잡기 위한 규제가 오히려 저가 아파트 수요를 자극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에는 보유세까지 손본다

대출 규제와 함께 세제 개편도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재 60%에서 최대 90%까지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실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가 받을 수 있는 최대 80%의 세액공제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지난해 전국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가운데 강남 3구가 부담한 세액은 약 4,300억 원으로 전체의 32.9%를 차지했다. 성동구와 경기 성남, 용인 등에서도 종부세 부담이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대출이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곳은 대출 의존도가 높은 실수요 시장이다. 특히 서울 외곽과 경기 지역의 15억 원 이하 아파트는 매수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대출이 부족한 일부 수요자는 금리가 높은 2금융권이나 보험사 대출로 이동할 수 있지만, 그만큼 이자 부담도 커질 수 있다.

보유세가 강화될 경우에는 또 다른 변화도 예상된다. 거래세 완화 없이 보유세만 높아지면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팔기보다 계속 보유하는 선택을 하면서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오는 23일 대통령 주재 대국민 토론회를 통해 부동산 정책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가계부채 관리 기조는 유지하되 청년층 등 일부 실수요자를 위한 지원책도 함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출 규제와 보유세 강화가 동시에 이어질 경우 현금 여력이 충분한 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도 더욱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두부생각

부동산 시장은 단순히 대출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대출이 줄어들면 사람들이 집을 안 사는 것이 아니라, 살 수 있는 집을 찾아 이동한다. 그래서 지금처럼 대출 규제만 강해질 경우 거래가 줄어드는 동시에 저가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보유세까지 강화된다면 시장은 실수요자보다 현금 여력이 있는 사람에게 더 유리한 구조로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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