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중심이 바뀌고 있다.
한때 ‘국민평형’으로 불렸던 전용 84㎡ 대신 전용 59㎡ 등 소형 아파트가 새로운 주력 상품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분양가가 크게 오르고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넓은 집보다 감당 가능한 집을 선택하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서울 신축 아파트 두 채 중 한 채가 59㎡
공급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서울 분양 시장에서 전용 59㎡ 미만 소형 평형의 공급 비중은 1년 새 7%에서 16%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서울 신축 아파트 가운데 전용 59㎡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25.2%에서 올해 상반기 48.6%까지 증가했다. 이제는 새 아파트 두 채 중 한 채가 전용 59㎡인 셈이다.
청약 경쟁도 소형이 압도
수요는 이미 소형으로 이동하고 있다. 소형 평형의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62대 1로 중대형 평형의 46.9대 1보다 높게 나타났다. 전국으로 범위를 넓혀도 같은 흐름이다. 전용 60㎡ 이하의 평균 경쟁률은 13.97대 1로, 중형급인 3.36대 1보다 4배 이상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장 큰 이유는 높아진 분양가다. 서울 아파트 평당 분양가는 1년 만에 약 28% 상승했다. 여기에 스트레스 DSR 등 대출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실수요자들은 현실적으로 부담 가능한 소형 아파트를 선택하고 있다. 소형이라고 해서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니다.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에서는 전용 39㎡가 19억8천만 원, 전용 49㎡는 24억5천만 원에 거래되는 등 소형 평형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집의 크기보다 입지를 선택하는 시대
주거 트렌드도 달라지고 있다. 1~2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넓은 집보다 관리하기 쉽고 교통이 편리한 집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평면 설계 기술이 발전하면서 소형 아파트도 공간 활용도가 높아진 점 역시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공급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건설사와 재건축 조합들은 미분양 위험을 줄이기 위해 대형 평형을 줄이고 소형 평형 비중을 높이고 있다. 시장에서도 소형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평당 가격이 중대형보다 높게 형성되거나, 구축 아파트에서도 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앞으로도 소형 강세는 이어질까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승과 1~2인 가구 증가가 계속되는 한 소형 아파트의 인기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현재의 국민주택 기준인 전용 84㎡를 낮출 경우 같은 면적에서도 공급 가구 수를 약 30% 늘릴 수 있어, 소형 평형 공급 확대가 주택 공급을 늘리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두부생각
과거에는 집을 살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이 면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얼마나 넓은 집인지보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인지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 전용 59㎡가 새로운 국민평형으로 자리 잡는 것도 이런 변화의 결과다. 앞으로도 분양가와 대출 부담이 쉽게 낮아지기 어려운 만큼 소형 아파트 중심의 시장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