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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파는 사람은 없는데 값은 오른다, 서울 집값의 ‘이상한 상승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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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이 연말로 갈수록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거래량은 여전히 많지 않지만, 가격만 놓고 보면 상승 속도가 오히려 빨라지는 모습이다. 이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올해 서울 집값은 2006년 이후 가장 큰 연간 상승폭을 기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시장의 특징은 단순한 반등이 아니라, 움직이는 곳만 움직이는 ‘선별적 상승’에 가깝다. 서울에서는 강남3구와 마포·용산·성동구 등 한강 인접 지역이 상승을 이끌고 있고, 수도권에서는 용인·하남·성남처럼 서울과 바로 맞닿은 경부축 지역이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상승폭이 커지는 수도권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를 보면 12월 넷째 주 기준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전주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와 인천까지 모두 같은 방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특정 지역의 일시적 반등이 아니라, 수도권 전반에 걸친 흐름이라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이 표는 ‘거래가 살아났다’기보다 ‘가격이 더 강해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상승폭이 커졌다는 건, 같은 기간 더 높은 가격에 거래가 체결됐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서울 안에서도 갈리는 서울 집값 흐름

서울 내부를 들여다보면 상승의 중심은 비교적 분명하다. 성동구, 송파구, 마포구, 서초구처럼 입지 선호도가 높거나 재건축 기대가 있는 지역의 오름폭이 두드러진다. 반면 일부 외곽 지역은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보합에 머물러 있다.

이런 양상은 서울 전체가 들썩이는 국면과는 다르다. 수요가 몰리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간의 간극이 더 벌어지고 있고, 가격은 ‘선호 지역의 기록 경신’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

📊 수도권 주간 아파트 가격 변동률 (12월 넷째 주)

지역전주 변동률(%)이번주 변동률(%)증감폭(%p)
수도권 전체0.110.14+0.03
서울0.180.21+0.03
경기0.100.12+0.02
인천0.030.04+0.01

경부라인으로 번지는 상승 압력

경기도에서는 용인 수지구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이미 높은 상승률을 보이던 상황에서 추가로 오름폭이 커지며 수도권 평균을 끌어올렸다. 하남, 성남, 오산 등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지역들의 공통점은 서울 접근성이다. 강남권과 직접 연결되거나, 기존 서울 수요가 이동하기 쉬운 구조를 갖고 있다. 서울 가격이 먼저 움직이고, 그 부담이 인접 지역으로 옮겨가는 전형적인 확산 경로가 다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거래는 적은데 왜 오를까

현재 시장에서 가장 낯선 부분은 거래량과 가격의 괴리다. 매수자 수가 크게 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체결되는 가격은 이전보다 높아지고 있다. 이는 ‘많이 사는 시장’이 아니라 ‘비싸게 사는 시장’이라는 의미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이 배경으로 공급에 대한 불안을 꼽는다. 당장 살 집이 부족하다는 인식, 앞으로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가 겹치면서 매수자들이 가격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출 여건이 좋지 않음에도 상승 거래가 이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연간 상승률이 말해주는 신호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가격은 누적 기준으로 이미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흐름이 유지될 경우, 연간 기준으로 2000년대 중반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수치는 단기적인 가격 변동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며, 적어도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한 가격 기대는 쉽게 꺾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변수

연말과 연초를 앞두고 공급 대책, 금리 환경, 정책 방향 등 여러 변수가 거론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단기간에 체감할 수 있는 공급 확대가 나오기는 어렵다는 인식이 우세하다. 이 경우 적은 거래 속 가격 강세라는 현재의 구조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지금의 상승은 폭발적인 거래가 만든 결과가 아니다. 오히려 조용히 진행되는 ‘선별적 가격 상승’에 가깝다. 이 흐름이 이어진다면, 수도권 주택 시장은 거래량보다 가격이 먼저 움직이는 국면을 한동안 더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두부생각

이번 상승 흐름의 핵심은 거래 회복이 아니라 가격 기대의 복귀다. 거래량은 여전히 낮은데도 신고가와 상승 거래가 이어진다는 건, 시장 참여자들이 “지금 가격이 고점일 수 있다”보다 “더 비싸질 수 있다”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특히 강남·한강벨트와 경부라인처럼 공급이 제한된 지역에서 이 흐름이 먼저 나타나고 있다.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움직이는 건 실수요와 자산가 수요가 겹치는 구간에서만 매수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 시장은 전면적인 상승보다 ‘오를 수 있는 곳만 오르는 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런 국면이 길어질수록 체감 박탈감과 지역 간 격차가 더 빠르게 벌어진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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