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급 부족과 세금, 대출 제도를 어떻게 바꿔야 할지를 놓고 다양한 정책 제안이 나왔다. 23일 KBS 별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는 전문가들이 현재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공급 확대와 세제·금융 개편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서울 공급은 한계”…내년 입주 물량 역대 최저 전망
참석자들은 가장 시급한 문제로 공급 부족을 꼽았다. 서울의 내년 입주 예정 물량은 약 1만3천 가구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2022년부터 이어진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으로 인허가와 착공이 줄어든 영향이다. 또 서울에서는 신규 택지를 확보하기 어려워 재건축·재개발만으로 공급을 크게 늘리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집 수보다 집값이 중요”
세금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재처럼 주택 수를 기준으로 규제하기보다 보유한 주택의 합산 가액을 기준으로 과세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거주 목적의 ‘표준 1주택’은 부담을 줄이고, 초고가 주택이나 비거주 주택에는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차등 과세 방안도 제안됐다. 지방의 저가 주택 보유자와 실거주자의 부담은 줄이면서 자산 규모에 맞는 과세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다.
“보유세 현실화, 양도세는 퇴로 마련”
보유세와 양도세를 함께 손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토론회에서는 국내 보유세 부담을 선진국 수준으로 맞추려면 현재보다 최소 3배 이상 높여야 한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다만 보유세를 높이는 대신 양도세 계산 과정에서 이미 낸 보유세를 비용으로 인정하는 등 납세자의 부담을 줄일 장치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이 이어졌다. 이런 방식이라면 매물 잠김 현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대출도 실수요자 중심으로 개편 제안
금융 지원 방식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주택담보대출을 국가의 공적 자원으로 보고 실거주 목적의 대출은 지원하되, 대출을 과도하게 이용하는 경우에는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2.5 전세대출도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선별 지원하는 방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부동산 투자보다 거주 중심으로”
참석자들은 주택을 투자 수단이 아니라 거주 공간으로 바라보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계 자산의 부동산 편중이 심화되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같은 급격한 거품 붕괴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공급 부족과 세제, 금융 체계를 함께 손보는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두부생각
이번 토론회에서는 공급 확대부터 보유세 인상, 대출 규제까지 다양한 해법이 제시됐다. 하지만 대부분 새로운 아이디어라기보다 이미 수년 동안 반복돼 온 주장들이다.
정작 시장이 원하는 것은 또 다른 토론이 아니라 실제 정책이다. 서울 공급 부족은 이미 현실이 됐고, 실수요자들은 대출과 세금 부담 속에서 선택지를 잃고 있다. 이제는 무엇을 논의할지가 아니라 무엇을 언제 실행할지 보여줄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