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서울 강남이나 용산 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집을 사면 4개월 안에 무조건 이사를 가야 한다는 엄격한 규칙이 있었다. 이 때문에 세입자가 살고 있는 집은 사고파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하지만 5월 12일 정부는 이 족쇄를 대폭 풀어주기로 했다.
세입자 있는 집, 누구나 팔고 살 수 있다
지난 5월 9일부로 다주택자에게 주던 양도소득세 혜택(중과 유예)이 종료됐다. 5월 10일부터는 집을 팔 때 최고 82.5%에 달하는 강력한 중과세율이 다시 적용된다. 정부는 올해 초부터 이러한 혜택 종료를 사실상 확정하면서 다양한 정책들을 펼쳐왔다. 그 중 하나가 ‘다주택자가 파는 집을 무주택자가 살 경우 실거주 의무를 미뤄주는 정책‘을 먼저 내놓았던 것.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고 싶어도 ‘세입자’ 때문에 거래를 못 하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5월 12일, 이제는 집을 한 채 가졌지만 세를 준 ‘비거주 1주택자’를 포함해 세입자가 있는 모든 주택을 매수할 경우 ‘실거주 유예’ 혜택을 받게 된다.

무주택자를 위한 기회: 이 혜택으로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2026년 5월 12일부터 계속 무주택 상태인 실수요자로 한정한다. 12일 이후에 집을 팔아 무주택자가 된 경우는 혜택을 받을 수 없으니 주의해야 한다.
넉넉한 시간 벌어주기: 세입자의 원래 계약이 끝날 때까지만 입주를 미뤄주되, 아무리 늦어도 2028년 5월 11일 전에는 반드시 실제로 이사를 들어가야 한다. 입주 시기가 미뤄지는 것일 뿐, 세입자가 나가면 들어가서 2년 동안 실제로 살아야 하는 의무는 여전히 살아있다.
금융 혜택: 이 제도로 집을 사며 대출을 받을 때, 원래 지켜야 했던 즉시 전입신고 의무를 면제해 주어 자금 마련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시행 시기: 법령 개정을 거쳐 이르면 2026년 5월 말부터 실제로 신청하고 허가를 받을 수 있다. 늦어도 올해 연말(12.31)까지는 허가 신청을 마쳐야 한다.
왜 이런 정책이 나왔을까? (2026년 상반기 정책 흐름)
이번 정책은 2026년 초부터 시작된 정부의 ‘부동산 시장 정상화’ 작업의 마지막 조각이다.
형평성 논란 해결: 다주택자에게만 퇴로를 열어주자 “왜 집 많은 사람만 챙기느냐”는 비판이 많았다. 정부는 이 불만을 해소하고 모든 임대 주택의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대상을 넓힌 것이다.
양도세 중과 종료와 보완: 다주택자 양도세 혜택(중과 유예)은 2026년 5월 9일 신청분으로 이미 끝났다. 5월 10일부터는 세금이 다시 무거워졌기 때문에, 세입자 문제로 거래가 아예 막히는 상황이라도 풀어주어 매물이 나오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무주택자의 상급지 이동: 실제로 올해 다주택자가 판 서울 아파트를 무주택자가 산 비율이 73%까지 올랐다. 정부는 이 기세를 몰아 집 없는 사람들이 서울 핵심 지역으로 들어올 수 있게 사다리를 놓아준 것이다.
서울 상급지, 무주택자들의 ‘세대교체’ 시작됐다
이 정책이 시행되면 우리 동네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변할까?
양도세 중과 부활? 이제 ‘채찍’과 ‘당근’이 동시 작동
이미 5월 9일로 양도세 중과 유예는 끝났다. 이제 다주택자가 집을 팔면 무거운 세금을 내야 한다. 정부는 ‘세금(채찍)’으로 다주택자를 압박하는 동시에, 이번 실거주 유예라는 ‘당근’을 통해 “세금은 내더라도 거래는 할 수 있게” 길을 열어준 것이다. 세금 부담을 견디기 힘든 다주택자와 실거주하지 못해 발이 묶였던 1주택자들의 ‘탈출 매물’이 시장에 나올 것이지만 대출 규제가 여전해, 이 매물을 받아줄 사람은 ‘자금 동원력이 있는 무주택자’로 한정될 것이다.
전세 시장의 ‘시한폭탄’
이번 정책은 매매 시장에는 호재일지 모르나, 전세 시장에는 강력한 경고등이다.
- 전세 공급 감소: 세입자가 있는 집을 무주택자가 사서 직접 들어가는 과정에서, 시장의 전세 물량은 1개씩 사라지게 된다. 이를 ‘임대차 공급의 승수효과’라고 부르는데, 전세 물량 하나가 사라지면 전셋값은 더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
- 2028년의 대이동: 모든 매수자가 늦어도 2028년 5월 11일까지는 입주해야 한다. 이때 수많은 세입자가 한꺼번에 집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이 오면, 서울 핵심지의 전세 대란이 재현될 위험이 크다.
공급 절벽 시대, 무주택자에게는 ‘미래의 내 집’ 선점 기회
현재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집을 새로 지을 땅도, 돈도 부족한 ‘공급 절벽’ 상태라는 점. 전문가 20명 중 20명 모두가 2026년 서울 집값 상승을 점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 당장 살 집”은 아니더라도, 상대적으로 가격 협상이 가능한 다주택자의 매물을 잡아 ‘2년 뒤의 내 집’을 미리 확보하는 전략이 유효해졌다. 이는 서울 핵심지(토지거래허가구역)에 입성하려는 실수요자에게는 다시 오지 않을 ‘골든타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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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생각
정부는 '갭투자 불허'라는 원칙을 지키면서도 거래를 정상화하려 노력 중이다. 하지만 신규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전세 물량까지 줄어드는 이번 정책의 부작용을 잘 살펴야 한다. 무주택자라면 이번 유예 조치를 활용해 '공급이 부족해질 미래의 내 집'을 선점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