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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는 오르고 당첨은 더 어려워졌다”…청약통장 떠나는 ‘청포족’ 54만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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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분양가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여기에 청약 당첨 가점까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청약통장을 포기하는 이른바 ‘청포족(청약 포기족)’이 빠르게 늘고 있다. 분양가 부담은 커지고 당첨 가능성은 낮아지자 청약통장을 유지할 이유가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 청약 가입자 감소는 단순히 청약 시장 위축에 그치지 않고 공공임대주택과 전세자금 지원의 재원인 주택도시기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국 평균 분양가 3.3㎡당 2,143만원…서울은 5,897만원

전국 아파트 분양가는 또 한 번 최고치를 기록했다. 3.3㎡당 2,143만원으로 처음으로 2,100만원을 넘어섰다. 서울은 3.3㎡당 평균 분양가가 5,897만원을 기록하며 1년 전보다 766만원 상승했다. 분양가 상승은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천은 전년 대비 22.1% 오르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대구(-20.2%)와 부산(-20.1%) 등 일부 지방 광역시는 분양가가 하락하며 지역별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공사비 계속 오른다…기본형건축비도 인상

분양가 상승 배경에는 공사비 부담 확대가 자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의 분양가 산정 기준이 되는 기본형건축비를 비정기 조정해 고시했다. 기본형건축비는 분양가상한을 구성하는 핵심 항목 가운데 하나로, 매년 3월과 9월 정기 고시되지만 주요 건설자재 가격이 15% 이상 변동하면 별도로 조정할 수 있다. 이번 조정은 지난 3월 정기 고시 이후 고강도 철근 가격이 6월 초 기준 18.6%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16~25층 이하, 전용면적 60~85㎡ 기준 기본형건축비는 기존 ㎡당 222만원에서 223만7,000원으로 0.77% 인상된다. 조정된 기준은 15일 이후 입주자모집 승인을 신청하는 단지부터 적용된다. 다만 실제 분양가는 기본형건축비뿐 아니라 택지비와 건축 가산비, 택지 가산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지방자치단체 분양가심사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국토교통부는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급등한 공사비를 적기에 반영해 주택 공급 현장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당첨은 더 어려워졌다…평균 가점 역대 최고

분양가만 오른 것이 아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 가점은 2023년 56.17점에서 지난해 65.81점으로 크게 오르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역에서는 시세 차익 기대감이 커지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고, 당첨 가점도 만점에 가까운 수준으로 형성되고 있다. 이 때문에 가점이 낮은 젊은 층과 미혼 1인 가구는 사실상 당첨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금리 부담과 대출 규제가 이어지면서 당첨이 되더라도 수억원의 계약금과 중도금을 단기간에 마련해야 하는 현실 역시 청약을 포기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청약통장 1년 새 54만 명 감소

청약 시장의 변화는 가입자 수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6월 말 기준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는 2,583만4,034명으로 집계됐다. 한 달 사이 10만639명이 감소했고, 1년 전과 비교하면 약 54만 명이 청약통장을 해지하거나 이탈했다. 시장에서는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청약통장에 자금을 묶어두기보다 주식 등 다른 투자처로 자금을 옮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분석한다. 분양가는 계속 오르고 당첨 가능성은 낮아지면서 청약통장을 유지하는 실익이 예전보다 크게 줄어들었다는 판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도시기금도 부담 커져

청약통장 가입자 감소는 정부의 주거복지 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청약통장 납입금은 공공임대주택 공급과 전세자금 지원 등에 활용되는 주택도시기금의 핵심 재원이다. 하지만 주택도시기금의 여유자금은 2021년 49조원에서 지난해 말 14조원으로 3분의 1 수준까지 감소했다. 가입자 감소가 계속될 경우 정부의 공공 주거복지 재원 확보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원자재 가격과 공사비 상승 요인이 여전한 만큼 하반기에도 분양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분양가가 더 오르기 전에 청약에 나서려는 ‘막차 수요’가 일부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높아진 분양가와 치열한 가점 경쟁, 대출 부담이 동시에 이어지는 상황에서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흐름 역시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두부생각

청약통장 가입자가 1년 새 54만 명 줄었다는 것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청약만 기다리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분양가는 계속 오르고, 당첨 가점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으며, 당첨이 되더라도 계약금과 중도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청약 제도의 신뢰가 무너지면 가입자는 계속 줄고, 결국 공공임대와 전세자금 지원의 재원인 주택도시기금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청약통장을 유지하라고 권하기보다, 청약통장을 유지할 이유를 만드는 정책이 먼저 나와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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